epilogue #2010
| epilogue #2010 | |
오랫동안 제품 만드는 제작 업무를 해왔다. 직업병인지 성격 탓인지는 몰라도 관심이 가는 제품과 마주할 때면 만듦새 구석구석 들여다보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성산동의 rfm 작업실에서 thumb cup을 처음 만났을 당시 또한 그러했다. 열가마는 어떻고 수축률은 어떻고 손잡이는 또 어떻고 주책맞게 질문을 퍼붓고 있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그렇게 숨어있는 노고를 엿보고 나니 직접 사용할 때마다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손잡이를 쥘 때마다 안정감을 주고 그 와중에 가벼워서 부담감 또한 없다. 머릿속 직사각형 박스를 만들어놓고 박스 안에 컵의 모양새를 그려 넣으니 균형감 있게 딱 떨어져서 귀엽고 좋다. 여러모로 긍정의 아이콘이랄까 생각해보면 쉼과 안정을 필요로 하는 시간엔 주로 이 컵에 따뜻한 커피를 내려 마신다. 오늘도 커피를 마시며 문득 손잡이 이음새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다. 김범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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